머리말

-21세기에 ‘아동’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동기에 대한 새로운 자각이 증가하면서 20세기 초반 발달심리학 연구를 기초로 형성된 성인의 아동기에 대한 태도와 신념에 문제가 제기되었다. 아동 자신뿐 아니라 부모, 교사, 연구자 등은 아동이란 누구인가와 아동에 대한 기존의 생각에 의문을 던진다. 19세기 이전 어른들의 아동기 이해는 ‘근심 없는’ ‘순진한’ 정도였다. 사실 20세기까지 아동은 하나의 안정적인 지위를 갖지 못했는데, 단순히 ‘대기 중인 성인’이라고 여겨졌고, 거의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1900년대 초기의 발달심리학자들은 아동을 불완전하고 환경으로부터의 자극에 다양하게반응하는 존재로 보았다. 이 관점에 의하면 아동은 발달상태가 부족하고 결손되었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인식은 그 시기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아동기 관점을 인정하지 않는다. ‘유치함’이나 ‘어린애 같음’ 등의 아동에 대한 일반적인 표현은 아동의특성을 ‘바람직’하거나 ‘본질적인 특성’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아동을 성인보다 부족한 ‘미숙한 존재’, ‘다른 존재’로 이해하게 만든다. 아동이 미숙하다는 인식은 아동의 참여를 억제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결과적으로 아동을 성숙함과 대별되는 미숙한 존재로 지칭함으로써 아동의 행동을 통제하였다.
이러한 인식은 아동을 육성하는 성인의 태도에 그대로 영향을 주었다.
21세기 아동들은 전통의 확실성이 거부되고 지식이 다양한 논쟁을 일으키는 불확실과 의심의 시대에서 자란다. 아동기가 변하고 있고, 아동의 의미를 과거와 다르게 새롭게 이해하는 현대사회에서 아동생활지도를 어떠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아동에 대한 훈육의 가치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생활지도 방식을 선택할 때 시대가 요청하는 가치를 반영하는 행동양식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개인은 어떠한 기준과 규범에 따라 행동양식을 선택하고 가치를 수립해 나갈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말없이 다소곳하게 앉아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잘기억하여 그대로 따라 행동하는 아동이 ‘착한 아이’라는 이름으로 칭송받았던 적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시대에 부모는 심지어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똑바로 말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녀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바라는 인간상은 달라진다. 따라서 자신의 가치를 토대로 자신에게 맞는 행동을선택하는 개인의 역량이 강조되면서 아동의 숙달된 자율적 자기통제를 통해 사회적 행동을 선택하고 필요한 기술을 발달시켜 나가는 생활지도가 중요시되고 있다. 본서는 이러한 관점을 반영한 생활지도를 중시하였다. 그리고 생활지도가 아동을 존중하는 것에서 출발하며 아동이 자신의 자율적 자기통제를 통해 사회적 기술을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시각에서 집필되었다. 뿐만 아니라 생활지도 과정에서 아동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자신의 개인적 특성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도 중시 하였다. 시인 예이츠는 “교육이란 빈 양동이를 채우는 것이 아니고 불을 밝히는 것이다.”라고 했는데 이런 인식은 아동생활지도 과정에서 중요하게 참고해야 할 것이다.

-본서의 각 장별 내용으로는 1장 ‘아동생활지도의 이해’, 2장 ‘21세기 아동기–영유아기에 대한 새로운 시각’, 3장 ‘아동의 성장과 발달’, 4장 ‘생활지도를 위한 환경’, 5장 ‘긍정적인 훈육을 위한 지침’, 6장 ‘긍정적인 의사소통’, 7장 ‘기본생활습관의 지도’, 8장 ‘사회적 적응을 위한 행동지도’, 9장 ‘정서적 적응을 위한 지도’, 10장‘문화와 아동, 그리고 아동행동관찰’의 총 10장으로 구성되었다.

-집필을 시작하면서 생활지도에 대한 최근의 다양한 관점과 접근, 그리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안하고자 하는 의욕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으나 책을 출판하는 이 순간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 보완해 가리라는 것을 약속드리며, 비판과 조언을 부탁드린다.